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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취재 수첩] '의대 공모 촉구' 성명 발표 취재 뒷 이야기...

정순종 기자   |   송고 : 2024-08-20 18:37:18

더불어민주당 순천(갑) 소속의 시‧도의원 대부분은 지난 20일 ‘의대 유치’를 위한 시대적 사명감과 간절함을 품고 순천대 정문에 모여 “순천대는 공모에 응하라!”며 절규하듯 호소했다.

 

마치 전남도의회를 옮겨놓은 거 마냥, 해룡면을 지역구로 둔 김정이, 한숙경 도의원을 제외한, 참석 대상인 직전 도의회의장 서동욱, 신민호, 김정희, 김진남, 정영균, 한춘옥 도의원 등 여섯 도의원이 모두 다 참석하여 각별한 정치적 우애를 과시하며 의대유치를 외쳤다.

 

이날 모인 시‧도의원들은 “전남도는 의대를 설립할 대학을 정부에 추천하기 위해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 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일관되게 전남도의 공모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하나, 순천시의 단독 신청 주장에는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고 잘라 말하며, 순천시의 교육부 단독 신청 수용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제 의대 유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하며, (전남도에 위임한) 정부의 입장이 워낙 확고부동하므로 이에 대하여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순천대는 지난 7일 보도 자료를 통해 ‘전남도민의 염원인 의대 신설을 위해 당사자들과의 대화와 협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혜를 모으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부분에도 방점을 찍어 설명했다.

 

이들은 “공모에 참여한다고 해서 반드시 단독의대 선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 ‘다양한 방식’이 결국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복안의 일단도 내비쳤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이어 열린 총장 면담에서는 순천대학교의 입장이 다소 유연해지며 융통성 있게 대처할 거라는 긍정적인 신호가 일부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극적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날, 지역 최대 숙원사업의 방향에 대한 입장 발표를 두고 시의원이 모두 다 참여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시의원 25명 중 20명이 같은 민주당 소속인데, 이들 20명 중 해룡면을 지역구로 둔 김영진, 박계수, 양동진, 최현아, 비례대표인 유승현 의원 외, (갑)지역구 소속으로 특위위원장을 맡아 온갖 궂은일을 도맡고 있는 서선란 의원을 비롯 김미연, 김태훈, 오행숙, 이영란, 신정란, 장경순, 장경원, 정광현 등 모두 9명이 참석했다.

 

현재 해외에서 봉사활동 중인 정홍준 의원과 구속된 최병배 의원을 제외한 4명이 최종적으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들어났는데, 이들은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 표명이 없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참석하지 않은 4명 중 직전 의장 정병회와 현 의장 강형구 의원의 경우는 관행처럼 임기 만료 후 자연스럽게 정계은퇴 수순을 밟는 게 하나의 불문율로 여겨져 (본인들의 입장에서는) 여론의 향방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나안수, 이향기 의원의 경우에는 이들과 사정이 달라 향후 정치적 입지 확보에 의문부호가 따라붙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순천시민들의 명운이 달린 이러한 중차대한 행사를 외면했다는 것은 시민의 대표로서 책임을 방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행사는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강제한 것은 아니고 각자 소신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선출직에는 법 이전에 소위 ‘정서법’이라고 불리는 민심의 작용이 더 우려된다는 점을 모른다며 한 시민이 꼬집어 말했다.

 

아울러 이 시민은 노관규 순천시장도 시민을 위하는 길이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고 늘 공언해왔기에,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보이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김영록 도지사, 김문수 국회의원과 손을 잡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뭐가 있겠냐고 반문하며 이내 횡단보도를 건넜다. 

 

 

비가 살짝 그쳐 얼핏 보이는 순천대 정문 왼쪽 편 전광판에는 “의대신설 준비된 국립순천대학교! 200만 도민 뜻 받들겠습니다.”라고 씌어져 있었지만, 그동안 200만 도민의 뜻은 커녕 순천시민의 뜻의 소재가 어딘지도 모르는 대학당국에서 무책임한 행보로 일관하여 공허하게 들렸지만, 시‧도의원들의 강한 결의를 담은 입장문과 총장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다소나마 기대할 수가 있어 행사가 끝나갈 무렵엔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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