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다. “대통령 탄핵은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된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불신임을 보여 주는 합법적이고 가장 강력한 제도이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교과서의 한 대목이다. 분명히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윤석열 정부가 검정한 교과서는 중학교 역사 7종, 고등학교 한국사 9종이다. 그래서, 궁금해서 그 교과서들을 살펴봤다. 대통령 탄핵과 비상계엄에 대하여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를.
촛불 집회를 사진과 함께 소개하면서 탄핵을 다루기도 하고, “촛불의 힘이 정권을 바꾸다” 소제목을 달기도 했다. 분명히 그렇게 가르치고 있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문 일부를 소개한 교과서들도 있다. “헌정사상 최초” 또는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대통령이 파면”되었다고 기술한 경우도 보였다.
서술 형태, 분량, 설명 등은 다소 달랐지만, 단원이 “6월 항쟁 이후 민주화”나 “민주주의의 성숙”인 점은 유사했다. 이렇듯 45년 전의 비상계엄을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이름 없는 민초들의 피와 땀과 눈물과 한이 서려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런데 평시와 너무나 다를 바 없는, 그야말로 전혀 비상하지 않았는데도 2024. 12. 3. 자행된 비상계엄. 그리고 나흘 후 2024. 12. 7. 국회의사당에서는 교과서에서의 가르침과 달리 정의와 상식이 여지 없이 무너져내리는 게 목도됐다. 그렇다면 어른들이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