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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일요단상] 교과서에서의 탄핵과 계엄, 그리고 2024. 12. 3. 비상계엄

정순종 기자   |   송고 : 2024-12-07 21:22:45

이렇다. “대통령 탄핵은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된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불신임을 보여 주는 합법적이고 가장 강력한 제도이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교과서의 한 대목이다. 분명히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윤석열 정부가 검정한 교과서는 중학교 역사 7종, 고등학교 한국사 9종이다. 그래서, 궁금해서 그 교과서들을 살펴봤다. 대통령 탄핵과 비상계엄에 대하여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를.

 

 

대통령 탄핵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들에서 모두 다 다루고 있었다. 한 교과서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다”라는 소제목에 이어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 언급하고 있었다. 탄핵소추안의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성숙한 민주주의로 본 것이다. 

 

촛불 집회를 사진과 함께 소개하면서 탄핵을 다루기도 하고, “촛불의 힘이 정권을 바꾸다” 소제목을 달기도 했다. 분명히 그렇게 가르치고 있었다.

 

어떤 교과서는 “탄핵이란 대통령, 법관 등 일반적인 절차로 처벌하기 어려운 고위 공무원을 국회에서 소추(처벌 요구)하여 파면하거나 처벌하는 제도”라며, “대통령 탄핵은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된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불신임을 보여 주는 합법적이고 가장 강력한 제도”라고 언급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문 일부를 소개한 교과서들도 있다. “헌정사상 최초” 또는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대통령이 파면”되었다고 기술한 경우도 보였다.

 

서술 형태, 분량, 설명 등은 다소 달랐지만, 단원이 “6월 항쟁 이후 민주화”나 “민주주의의 성숙”인 점은 유사했다. 이렇듯 45년 전의 비상계엄을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었다.

 

계엄... “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였다”, “신군부가 등장하자 학생과 시민들은 신군부 퇴진, 유신 헌법 폐지, 계엄 철폐 등을 외치며 민주화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신군부는 이를 탄압하고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였다” 등으로 기술했다. 비상계엄이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사실을 숨길 수가 없었던 거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이름 없는 민초들의 피와 땀과 눈물과 한이 서려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런데 평시와 너무나 다를 바 없는, 그야말로 전혀 비상하지 않았는데도 2024. 12. 3. 자행된 비상계엄. 그리고 나흘 후 2024. 12. 7. 국회의사당에서는 교과서에서의 가르침과 달리 정의와 상식이 여지 없이 무너져내리는 게 목도됐다. 그렇다면 어른들이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할 것인가!!

 

 

이에 대하여 민주당 순천(갑)의 김문수 국회의원이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검정한 교과서에서 비상계엄이 무엇인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무엇인지 알려줬다”며,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대로 하면 이제 답은 명확하다.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 윤석열을 반드시 파면해야 한다”라고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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