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이, 순천대 의대 신설과 맞물려 첨예하게 관심을 끄는 가운데, 서울고법 행정7부는 30일 의과대학 교수, 레지던트, 의대 준비생 등이 정부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장관 등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심문에서 "5월 중순까지 (항고심 판단을)하겠다"며 "그 전에는 의대 모집 최종 승인을 하지 말라"고 했다.
해당 재판부는 과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제도가 시행될 때도 사전에 엄격한 현장 실사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의료 현장에서는 현재에도 해부용 시신 기증이 극소수여서 의대생들이 실습을 하는데 애로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애초 충북대 의대의 경우 현재 정원 49명을 4배 이상 증원하여 200명으로 정부에서는 발표했었다. 그래서 일각에선 정부여당의 총선용 포플리즘이라는 강한 의심을 갖고 있다.
재판부가 내린 집행정지 신청 신문 중 내린 요구 사항은 본안심리와 달라 강제성은 없지만, 정부는 지금껏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왔다. 이에 정부도 "재판부가 요구한 자료 등을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5월 중순까지 내리겠다고 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현재 서울행정법원에서 1심 심리를 진행 중인 본안 판결이 이루어질 때까지 정부의 의대 증원 승인에 제동이 걸리는 등 모든 관련 일정이 올-스톱된다.
앞서 1심을 맡았던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의대 교수, 레지던트, 의대 준비생 등은 이 사건의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각하한 바 있으나, 이날 서울고법 행정7부는 1심 판단에 대해 "정원이 늘면 대학총장은 법적 다툼을 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며, 그러면 의대 정원과 관련한 다툼을 아무도 할 수 없게 되는, 사법 통제를 받지 않는 상황이 초래된다며 "모든 행정 행위는 사법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