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욕하는 백성은 용서하되, 백성을 탓하는 관리는 엄히 처벌하라"
시대를 거슬러, 이 유명한 어록의 주인공은 지금으로부터 약 600여년 전 조선의 제4대 국왕이었던 세종대왕이 고자질 잘 하는 신하를 꾸짖으며 한 어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이러한 지도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정에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 반영하겠다며 '참여정부'를 자처하고 나선 적은 있었지만 선언적 구호에 그쳤다. 그래서 세종대왕이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후세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럴진대 지금의 지도자도 최소한 관련 법률에 규정된 강제사항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봉건주의 시대의 군왕도 아니고 한정된 기간에 위임된 권한을 행사하는 대의민주주의국가에서야 더 강조하여 무엇하겠는가!. 그런데 군주시대의 백성도 아닌 민주주의시대의 시민이 '졸'로 취급받고 있는 지역이 있다.
지난해 12. 28. 영산강환경유역청은 순천시(시장,노관규)에 '순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사업 관련 주민 등의 의견수렴절차 이행 요청'이라는 다소 긴 제목의 공문을 통해 "순천시에서 계획 중인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계획(폐기물처리시설 설치사업)에 대한 입지선정 관련 주민의견서 등이 우리청으로 제출됨에 따라, 동 계획에 대한 주민수용성 제고에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동 사업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입지선정 절차 등이 수반되므로 관련 법령 및 규정을 준수하라"고 재차 지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환경법 제14조, 23조,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6조3, 4항을 위반하며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제출하여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그야말로 시민을 졸로 취급하지 않고서야 감히 할 수 없는 처사로, 노 시장의 독선과 불통이 기약없이 계속되고 있어 시민들의 고통 또한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순천시에서 강행하고 있는 암공장 입지 선정의 만행을 철회하게 하려는 시민들의 고통이 기약없이 열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절규하며 끊임없이 대화를 간청하고 있는데도 소 닭 보듯 외면하는지라, '다른 지역의 후보를 우리가 순천시장으로 잘못 알고 뽑았나' 라는 푸념이 이제는 시장을 잘못 뽑았다는 현실에 절망하여 회한과 탄식이 분노와 증오로 승화되어 순천의 하늘을 덮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