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과 관련하여 각종 관권개입 의혹으로 수사기관으로부터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는 노관규 순천시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런 근거없이 자의적으로 "순천이 정치적으로 위기이다"라고 현재의 상황을 규정한 다음, 게리멘더링 운운하며 "이것이 우리 순천 정치력의 한계인 것 같아 분하다"라고 썼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게리멘더링의 한 축의 대상인 정인화 광양시장은 '광양 국회의원을 왜 순천사람들이 뽑느냐'라고 항의라도 할 것 같지만 가타부타 말 없이 지방 자치에 관한 기본 사항을 규정한 '지방 자치법'에 따라 행정가인 자신에게 주어진 민생을 보살피는 데에 충실할 뿐 곁눈질조차 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게리멘더링을 다른 시각에서 이해를 달리하여 바라본다면 광양시민은 국회의원을 0.5명을 선출하는데 그쳤다면 순천시민은 1.5명을 선출하는 셈이어서 충분히 항의할 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인도 아니고 더군다나 이번에 출마한 후보도 아니면서 새삼스럽게, '분하다'며 게리멘더링을 언급하였는데, 게리멘더링은 순천 광양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국 수십 군데에 해당되는 사안으로, 그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지역구 조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으나, 잘 알다시피 헌법개정하기보다 더 어렵다는 선거구 개정은 비단 순천 광양뿐만 아니라 전국이 다 안 됐다. 이에 대하여 일반 유권자는 얼마든지 다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그러나 시정을 책임지는 행정가는 주민들 간에 갈등을 최소화하여야 할 책무가 부여돼 있기 때문에 선동을 자중해야 했다.
그런데, 그러한 점을 모를리 없는 그가 "더 이상 시샘과 정쟁으로 시정이 발목잡혀 쓸데없는 에너지가 소비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며 "해야 할 일들은 못하면서 꼭 해야 할 일을 정쟁으로 몰아넣는 걸 시민들은 용납치 않을 것"이라며 적반하장 격으로 책임을 떠 넘기는 데에서 보듯 행정가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사사건건 행정이 정치의 영역에 개입하여 민심의 분열을 초래한 사례는 달리 살펴 볼 것도 없이 그날 올린 포스팅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끝으로 그는 "강력하게 '투쟁'하겠다"라고 했는데, 주어가 생략된 탓이어서인지 7~80년대 대학운동권에서나 들을 법한 이 문장에 들어 있는 '투쟁'의 대상이, 그동안 자신을 네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아주지 않은 순천시민이 대상인지, 아니면 여러 실정으로 국민적 원성이 극에 달한 윤석열정부인지 시민들은 자못 궁금해 하고 있다.